"그들이 더 악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항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명 우한 폐렴)가 발병하고 폭발적으로 전염되고 있는 사태를 두고  중국 사람들이 악해서, 그들이 공산주의자라서, 교회를 핍박해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심판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봅니다.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특히 목사님들을 비롯해서 나름 신앙이 깊다고 자부하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행여라도 그런 말,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이나 저주 운운하는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되묻고 싶습니다.

"신종 코로나가 하나님의 심판이었으면 멀쩡한 당신과 나는 대체 왜 살아있는 겁니까? 그들이 공산주의라는 사악한 이데올로기를 따르고, 교회를 핍박했다면 (네 저도 인정합니다만) ... 이렇게 좋은 환경에 살고 있으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죄를 짓는 우리는 대체 왜 그 병보다 더 심한 병에 걸리지 않느냔 말입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죄가 적어서 그런가요? 주님께서는 미워하면 죽인 것과 같고, 탐심을 가지면 도둑질한 것과 같다고 하셨는데 당신과 나는 대체 왜 살아 있는 걸까요?" 요한일서 1:8의 말씀을 두려움으로 되새기며 스스로를 돌아볼 일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저도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힘으로 인위적으로 달성한 평등과 배급사회가 인간 사회를 유토피아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엄청난 오산이지요. 아무리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도 제도와 수혜가 사람 자체를 변화시킬 순 없습니다. 그들이 교회를 핍박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에서 사역중이던 선교사님들의 대부분이 추방을 당하고 선교팀이나 현지 본부가 철수를 했습니다. 저 역시 이 모든 일에 하나님의 공의가 세워지고 다시 선교의 길이 열리길 기도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우리보다 더 악하기 때문에 이런 심판을 당한다고 말해선 안됩니다. 예, 물론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하나님 스스로 내리시는 최종적 판단에 의한 것이며, 그 하나님의 판단을 판단할 권위를 우리에게 주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늘 판단하시고, 결심하시고, 결행하시고, 성취해 오셨고 지금도 그리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역사를 운행하시는 구체적인 방식을 우리의 얄팍한 지식으로 논단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에게 이미 허락하신 성경의 진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복음의 원리 안에 조명하고 가르치고 살아내야 할 사명이 주어졌을 뿐입니다. 

세례 요한도 이러한 실수를 범할 뻔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예수께서 구약적 의미에서의 하나님의 의를 저버린 사람들을 모두 심판하실 것이라 기대했던 요한은, 오히려 심판의 대상이어야 할 죄인과 세리와 창녀와 부정한 병자들과 가까이 접촉하며 지내시는, 오히려 그들에 대한 긍휼로 일관하시는 주님의 삶과 사역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요한은 끝내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예수께서 율법과 언약의 성취자로 오신 메시야이며, 주님이시고, 구원자이시라는 사실을 믿었습니다. 요한이 기대했던 그 모든 저주는 죄인들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서 모두 받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를 논할 때 늘 먼저 그 모든 저주를 홀로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쉽사리 어떤이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병에 걸리고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대속과 언약의 성취를 부인하는 무지의 처사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끝으로 부연하자면,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 세상에 널리 소망의 빛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가 그들을 핍박하는 권세를 비난하고 그들을 저주했거나 그 권세와 맞서 혈기의 싸움을 치렀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복음의 본질을 더욱 튼실하게 붙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직함과 순결함과 약함으로 실천했던 십자가 복음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엡 6:12).